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22.01.03 _ 아빠, 남편, 쉬는날의 여유..는 개뿔

+Today

by Editor 2022. 1. 3. 20:36

본문

반응형

Today. 2022.01.03


누구나 쉬는날만큼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 당신의 위치가 한 사람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라면 그걸을 이루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이 오히려 '일이 많지 않은 날의 직장이 더 편할지도'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수도 있다.

사실 그리 바쁜 집안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거창한 요리를 하거나 대청소를 한다거나 아니면 여행을 떠나는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휴일, 주말이라는 것이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날은 아니지 않을까?그냥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 싶은 날도 있는것 아닐까?

 

겨울이지만 햇살이 들어오는 베란다는 적당한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그렇기에 캠핑의자에 앉아 담요를 덮고,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정말 시간이 천천히 흐름을 느끼고 싶었다.매일매일 분단위로 쪼개서 하는 배송일과는 달리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즐기는 것이 나름의 행복함일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현실은 달랐다.아침에 일어나 아이들과 함께 마트를 가고, 첫째 학원 픽업과 둘째를 본가에 보내는 운전수의 역할을 하고는 저녁에는 첫째의 수학 오답에 대한 풀이를 해줬다. 중간이 짬을 내어 베란다에 앉았지만 이미 해는 넘어가 냉기가 풀풀 풍기는 공간이 되었으며 손에 들린 것은 시원하디 시원한 (ICE) 리얼초코프라페였다.

 

남편이기 이전에 부부이기에 가사를 분담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부모이기에 아이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만한 것을 해주는 것이고, 손녀를 애타게 찾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딸을 보내는 것은 잠시의 육아 도피지만 어찌되었든 또 운전을.. 수학은 아는 것과 달리 아이의 수준에 맞춰 그것을 다시 설명해줘야한다는 꽤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하기에 피곤함이 쌓인다.

 

결과적으로 휴일이지만 쉼은 그리 많지 않았다.그렇다고 이 삶이 싫은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지금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이 있기에 내가 이러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더 나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고맙고 또 고맙다.

 

다만.. 나도 가끔은 쉬고 싶다고 찐으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아내도 같은 생각일거라 말을 못하겠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